국세청이 이달 22일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벌써부터 ‘역대급 고지서’가 예상돼 가슴을 졸이고 있다.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의 주택 소유자도 수천만원의 고지서가 날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값이 뛴 데 따른 결과다. 부동산세를 내기 위해 빚을 얻어야 할 판이다. 정부가 집값을 올려 놓고 돈을 많이 걷어간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대략 얼마 정도 나올지 한 번 보자.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언론이 세무사에게 의뢰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고가주택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작년보다 2배 가량 늘었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를 가진 이의 보유세는 1791만원으로 지난해 보유세 1326만원보다 35.10%가 올랐다. 이 중 종부세는 997만원으로 작년 종부세(592만원)의 1.7배가 됐다.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82㎡를 보유한 1주택자의 올해 보유세는 1082만원으로 세 부담이 지난해(837만원)보다 29.2% 증가했다. 종부세만 보면 299만원에서 467만원으로 50% 이상 뛴 된 셈이다.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은 더 크다.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84㎡, 서울 동작구 상도더샵 전용면적 84㎡를 가진 2주택자가 올해 내야 할 보유세는 8361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보유세 3387만원과 비교했을 때 146.82% 오른 값이다. 이 중 종부세만 따로 떼 보면 지난해 2544만원에서 7367만원으로 3배 가까이가 된다. 가히 뇌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는 피할 수 없다 하더라도 지나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 강남과 강북, 지방에 아파트 각 1채를 보유한 3주택자는 종부세로 1억원 넘는 금액을 내야 한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대전시 유성구 '죽동푸르지오'에서 각각 전용면적 84㎡의 공동주택을 단독명의로 보유한 3주택자는 올해 종부세로 전년 대비 172% 오른 8102만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억대 이상의 종부세를 내는 사람도 적지 않을 듯 싶다.
다주택자의 종부세 상승율이 이렇게 올라간 데는 집값 폭등과 무관치 않다. 단기간에 급등한 데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치에 따라 시세 대비 공시가격 차이를 단계별로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급격한 세금 인상을 막기위해 세 부담 상한제가 있지만 다주택자에겐 소용이 없다. 조정대상지역 기준으로 2주택자의 세 부담 상한이 200%에서 300%로 바뀐 것도 보유세 부담을 키운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을 본다. “1주택자가 무슨 죄인이냐? ☓같은 정부야” “집값은 정부가 올려 놓고 세금으로 돈 뜯어가네. 깡패가 따로 없다. 늘어난 세금은 결국 임대료와 집값 상승으로 다시 전가된다.” 내년 대선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 같다. 가뜩이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기가 바닥인데 고지서 폭탄까지 날아들면 문재인 정부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후보가 직격탄을 맞을 지도 모르겠다. 부동산은 뇌관이기에.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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