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원희룡이 진실 게임을 하고 있다. “윤석열이 곧 정리될 것”이라는 말을 원희룡이 전하면서부터 뇌관으로 부상했다. 정말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농담으로라도 그렇다. 이준석의 입이 가볍다는 것은 모두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발언은 나가도 너무 많이 나갔다. 그렇게 얘기했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이준석은 그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당내 갈등이 정리될 것이라고 했단다.
이준석은 17일 밤 녹취록을 일부 공개했다. 거기에도 정리된다는 말은 나온다. 이것을 놓고 원희룡과 이준석이 각자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민들은 누구의 말을 믿을까. 원희룡은 정직한 정치인으로 평가받아 왔다. 원희룡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심하는 사람이 없다시피 하다. 그가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원희룡처럼 평가받는 정치인도 아주 드물다. 더군다나 여의도 정치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원희룡이 거짓말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겠다.
원희룡은 18일 논란이 되고 있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그 대상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 이날 오후 6시까지 자신과 통화한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원희룡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본다. 국민들이 판단하더라도 전체를 알 필요가 있다. 이준석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만 공개한 것은 옳지 않다. 전체를 공개한 뒤 심판을 받아라.
원희룡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다시 말씀드린다. ‘곧 정리된다’는 이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곧 정리된다는 말 앞에는 여의도 연구소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지지율 떨어진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그러고 나서 원희룡 지지율 오른다 덕담까지 했다. 이 내용을 어떻게 갈등상황 정리라는 의미로 볼 수 있고,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 “이준석은 윤석열과 통화 파문에서 말 바꾸는 위선적 모습을 보인 바 있다”라면서 “이번에도 부분 녹취록을 인공지능이라는 정확지도 않는 일부만 풀어 교묘하게 비틀어 뉘앙스를 왜곡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밤 원 전 지사가 기자회견을 연다고 공지하자, 페이스북에 통화 중 ‘금방 정리된다’ 부분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녹음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클로바노트’를 이용해 녹음을 글로 푼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거기에 주어는 없다. 앞 뒤 자르고 그 대목만 공개했다. 이준석의 시대가 저무는 것 같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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