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은 박지원 원장이 마침표를 찍었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처음부터 국정원 개혁에 시동을 건 바 있다. 현재 국가안보실장으로 있는 서훈 전 원장이 초석을 깔았고, 박 원장이 마무리를 했다. 이 과정에서 밖으로 드러난 불협화음은 없었다. 서 전 원장은 내부 출신이고, 박 원장은 정치인으로 볼 수 있다. 둘의 조화도 잘 이뤄졌던 셈이다.
국정원 개혁의 핵심은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그동안 폐해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웬만한 사람은 사찰 대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폐단을 모두 없앤 게 문재인 정부다. 그 점은 높이 살 만 하다. 주요 사찰 대상이었던 박 원장부터 앞장섰다. 요즘은 국정원으로부터 사찰을 당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것만 해도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4일 국정원을 방문해 그간의 성과를 보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12월 국가정보원법 전면 개정 입법을 통해 개혁의 확고한 제도화를 달성했다. 이제 국정원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정원 역사에 길이 남을 찬란한 이정표가 아닐 수 없다"고 치하했다. 말로 만이 아닌 제도화를 통해 국정원 개혁을 완성한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1년쯤 지나 국정원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나는 2018년 7월 이곳에서 결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고, 정권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정치적 중립성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나도, 여러분도 그 약속을 지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하나하나 예를 들었다. 국정원의 국내정보 조직 해편 단행,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 작업, 정보 활동 및 예산 집행에서의 적법 절차에 따른 투명한 업무 수행 문화 정착 등을 평가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 예전 국정원장의 위상은 그랬다. 좋은 의미가 아니다. 박 원장부터 낮은 자세로 직원들을 섬기고 있다. 또 국정원 본연의 업무에 치중하고 있다. 국정원은 그동안 반도체·바이오·배터리·5G 등 첨단 산업기술 분야의 인력과 기술을 지키는 중추적 역할을 했고, 날로 고도화·지능화하는 사이버 위협에도 대응해 왔다. 최첨단 산업을 지키는 선봉장으로서도 역할을 다한다고 하겠다. 박 원장이 중점적으로 육성한 분야이기도 하다.
박 원장은 노련한 정치인이다. 정치9단답게 국정원 개혁도 무리 없이 추진했다. 국정원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박 원장 자신이 이른바 ‘특권’을 내려 놓았다. 가장 성공한 원장으로 평가될 것도 같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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