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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장판사의 죽음

by 남자의 속마음 2010.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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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사회면에 하루도 빠지지 않는 기사가 있다. 바로 사망 관련 기사다. 그만큼 관심도 크다. 저명 인사의 경우 죽음부터 발인까지 상세히 보도한다. 특히 자살로 생을 마감했을 땐 뒷 얘기도 무성하다. 전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목숨을 끊으면 더 들끓는다.

부장판사. 중견법관으로 앞길도 탄탄하다. 그런 판사가 투신 자살했다면 믿어질까. 명성도 있고, 생활도 안정되고 죽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다. 때문인지 실시간 인기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죽어서 더 관심을 끌면 무엇하나. 회의감마저 든다. 가족들의 충격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가 남긴 유서가 눈길을 끈다. “판사는 의심하는 직업이다. 의심과 마음의 저울이 사회생활에서, 대인관계에서, 가족관계에서도 드러나고 심지어 아내와 부모님 말마저 의심하게 한다. 참으로 한심하고 끔찍한 직업병”이라며 자괴감을 나타냈다. 역설적으로 그가 판사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처럼 일찍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미친다. 결국 직업병이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안타깝다. 직업은 신성하다고 했다. 귀천을 떠나 나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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