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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한 날 한 시에 죽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고라면 몰라도 그런 경우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느 부부든지 결혼과 함께 백년해로할 것을 다짐한다. 자연수명이 길어지면서 결혼 50주년은 흔하다. 머지않아 60~70주년 되는 커플도 심심치 않게 볼 것 같다.
가장 불행한 것이 사별이다. 대부분 불치병에 걸려 일찍 생을 마감한다. 남은 배우자도 불행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어린 경우엔 특히 그렇다. 재혼도 여의치 않다. 그렇다고 혼자 지내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 보다 남편의 상실감이 훨씬 크다. 남편은 부인의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남자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휴가 중에 아침 일찍 친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지방에 있는 친구여서 무슨 일이 있나 궁금했다. “어쩐 일인가. 일찍부터 전화를 하고…” 평소 주고받는 대로 말을 받았다. “서울에 왔네. 오늘이 아내 기일일세.” 몇해 전 이때쯤 문상을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순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뜸을 들였다. 늠름한 친구여서 이내 화제를 돌렸다. “지방에 한 번 내려오게. 아내에게 늘 잘해 주고…” 다시 한 번 부부의 연을 생각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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