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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조차 꺼려하는 것이 있다. 죽음이다. 죽음이 코앞에 닥쳐 있는데도 죽도록 그것을 싫어한다.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암환자도 마찬가지다. 빨리 죽고 싶다고 하면서도 그것을 두려워한다. 그런 것을 보면서 다시금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는다.
지방의 대학교수로 있다가 고위공직자로 올라온 선배가 있다. 토요일 저녁인데 전화를 걸어왔다. 먼저 자신의 근황을 설명했다. 뒤늦게나마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이런 저런 말끝에 또 다른 선배의 소식을 전해줬다. “○○알지. 얼마 전에 죽었어. 어쩔 수 없었지.” 그 선배의 간이 나쁘다는 얘기를 듣곤 있었다. 간 이식 수술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운명을 달리하다니…. 대학도 같이 다니고, 술도 자주 마셨던 터라 선배의 얼굴이 떠올랐다. 졸업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게 후회스러웠다. 부디 영면을 빌 뿐이다.
인생은 한 번 왔다가 간다.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순 없다. 그렇다면 담담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좋을 것 같다. 대신 살아 있을 때 선행을 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죽음 직전에 뉘우친다. 이생에서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죽음도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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