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는 편지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대신 서신(書信)이라고 한다. 어딘가 딱딱한 느낌이 들지만 전례인 듯싶다. 부대장의 지휘 서신, 격려 서신이 곧 명령인 것이다. 그래서 반가움 보다는 긴장감이 감돈다. 칭찬 보다는 주문사항이 많은 게 현실이다.
아들 녀석을 군대에 보낸 뒤 뜻밖의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보낸이는 공군참모총장님 이었다. 녀석이 하늘 같다면, 부모의 처지도 똑같다. 내가 쓴 '남자의 속마음'을 보내드렸더니, 그것에 대한 답례였다. 책을 받은 즉시 모두 읽어보고 보낸 흔적이 묻어났다.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책 선물은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다. 편지까지 받게 되자 아들 녀석이 더욱 사랑스러웠다.
"솔직히 저도 남자이면서 남자의 속마음을 제대로 모르고 있던 차에 보내주신 책자를 통해 남자가 생각하는 남자의 속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장병들이 책 속에 녹아있는 공군사랑을 느낄 수 있게 일독을 권하도록 하겠습니다." 작가에게는 최대의 찬사였다. 공군 파이팅!!! 675기(아들녀석 입대 기수) 파이팅!!! 자공모(공군가족 카페) 파이팅!!!
*2009년 9월 25일 이계훈 공군참모총장님이 자필 서명해 집으로 보내주신 편지내용 중 일부 입니다. 집 주소야 아들 녀석이 공군에 입대했으니 쉽게 알 수 있었겠죠. 물론 보내드릴 때 주소를 적지 않았습니다. 제 소속과 이름 석자만 정성껏 써서 우송했지요. 그 뒤 집에 왔더니 아내가 말하더군요. "자기, 이계훈 이라는 사람을 알아." "공군참모총장이신데." 편지가 왔다면서 전해주더군요. 저희 부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들을 둔 보람도 함께 느꼈지요. 편지 내용은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저자에 대한 존경과, 공군사랑이 넘쳐 났습니다. 그 분의 인품도 배어 있었습니다. 거듭 감사를 드리는 마음 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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