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시골 출신들이 성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경야독(晝耕夜讀)도 그런 데서 연유했다. 낮에는 논밭을 갈고, 밤에 등잔불 밑 에서 공부를 해 꿈을 이뤘다. 면 단위마다 그런 인물들이 심심찮게 나왔다. 동네 잔치가 벌어졌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도회지, 그 중에서도 부유한 가정 출신들이 빛을 본다. 시대가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970~80년 무렵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촌놈이 더 많았다. 숫적으로 우세하다 보니 서울 출신들은 소수로 전락했다. 단과대 학생회장이나 총학생회장도 거의 촌놈 몫이었다. 그래서 차림새는 비록 남루해도 목에 힘을 주고 다녔다. 이제는 농촌과 도회지의 개념이 모호해 졌다. 말투만 조금 다를 뿐이다.
휴가를 마치고 출근했더니 난이 눈에 띄었다. '축하 합니다. 촌놈 아무개'라고 씌어 있었다. 일전에 인사를 나눈 이가 보낸 것. 성실하고 우직해 보이는 그의 모습이 난향과 함께 중첩됐다. 강원도에서 태어나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줄곧 활동해온 토박이 였다. 특히 촌놈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나도 충청도 촌놈 이기에….
*촌놈. 어딘지 정겹지 않습니까. 최근 진짜 촌놈을 만났습니다. 강원도에서 군의원과 군의회 의장을 지낸 친구 였습니다. 지금은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 뛰고 있는 것 같았어요. 정치인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주 겸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친구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은 무소속으로 나와도 될 것 같다. 크게 염려하지 말고, 부정과는 타협하지 말라."고 격려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방선거에는 솔직히 부족한 사람도 명함을 많이 내밉니다. 고향을 위한답시고, 사욕을 채우는 데 연연해 하는 부류가 많습니다. 그런 사람은 절대로 뽑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부터 후보자 면면을 잘 관찰할 때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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