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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음악도의 평론

by 남자의 속마음 2010.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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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일로 기쁨을 얻을 때가 있다. 그럴 땐 기쁨이 배가된다. 소식이 끊겼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오는 경우 등이다. 살면서 한두번은 겪게 된다. 인연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이가 선물을 보내왔다.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도 그랬고, 두 번째도 형식은 똑같았다. 편지 형식의 독후감이었다.

님은 음악도다. 어릴 적 어머님을 여의고 누나 밑에서 컸단다. 국내 최고의 음대를 나왔다. 외국 유학까지 다녀온 전도양양한 청년이다. 내가 직접 알지는 못한다. 아내와 아는 사이로 전화통화는 한 번 한적이 있다. 매우 겸손했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실토했다. 그런 그가 7장 분량의 독후감을 또 보내왔으니 감동 그 자체다. 정성이 듬뿍 담겨 있어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다.

글을 쓴 나보다 더 분석적이었다. 독후감을 쓰려고 책을 무려 세 번이나 독파했단다. 그냥 본 것이 아니었다. 아주 꼼꼼히 읽은 흔적이 묻어났다. 내가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꿰고 있었다. 그래서 말했다. “님은 평론가 이상입니다. 저에게 가장 큰 선물을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상대방이 말을 받았다. “선생님에게 감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잊고 있었던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 청년과 만남을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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