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옷, 값비싼 시계, 화려한 보석이 손짓한다.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것들이다. 이름하여 명품이라고 한다…(중략). 지금도 군대 생활에 여념이 없는 우리 아들들, 설도 제대로 쇠지 못하고 국가를 위해 충성하고, 동료에게 우정을, 선임과 후임에게 사랑을 베푸는 우리의 아들들, 여러분이 진정한 명품이다. 자식보다 더 귀하고 값진 것은 없다.”(197쪽 진정한 명품 중)
아들을 군대에 보낸 한 아빠가 ‘자랑스러운 공군가족’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이다. 그의 명품론이 바로 대한민국의 아들딸들을 군에 보낸 부모의 심정일 것이다.
24년째 신문사 밥을 먹고 있는 오풍연(50) 기자가 ‘삶이 행복한 이유’ 산문집을 냈다. 지난해 4월 아들 인재(22·공군작전사령부 근무)를 군에 보낸 이후 ‘자랑스러운 공군가족’ 카페에 소소한 일상을 올리면서 이 책도 쓰게 됐다. 자식을 낳고 길러 군에 보내 봐야 비로소 부모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고 했던가?
자식이 군에 있는 동안은 매서운 추운 겨울에도 자식 생각에 춥다고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맛있는 것을 입에 넣어도 자식 생각에 맛있다는 말을 입에 담지 못하는 것이 우리네 부모들이다.
그래서일까? 자식을 군대에 보내고 나면 세상의 모든 것이 소중해 보이고, 아빠도 자식도 덩달아 인생이 한뼘씩 커진다.
‘삶이 행복한 이유’도 자식을 군대에 보낸 이후 저자가 자식의 텅 빈 방에서 새벽마다 정갈한 삶의 행복의 샘물을 길어 올린다.
대통령부터 우리 사회 밑바닥 인생까지 수많은 삶을 만난 기자도 군에 간 아들을 향한 한없는 사랑을 숨기지 못한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인 아들을 둔 덕에 군인가족 카페에 들어가고 오프라인 모임에도 열성이다. 아들이 군에 간 다음에 생긴 일상의 ‘즐거운’ 변화들이다.
“군인정신의 첫 번째는 나라사랑이다. 조국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친다. 우리는 그들을 영웅이라고 부른다. 경기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를 둘러본 적이 있다. 그곳에는 서해교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전사한 아들들의 기념탑이 있다. 그 앞에 서니 가슴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른다(152쪽 참군인 중).”
자식이 군에 가기 전까지는 우리 국민이나 사회는 군의 중요성을 헤아리지 못한다. 군이 얼마나 막중한 일을 하는지, 우리 사회에서 군이 갖는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몇 해 전 알게 된 군인 친구가 있다. 충성심이 대단하다. 그 친구와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숙연해진다. 화두는 국가다. 나라가 편안해야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기자인 나에게도 가끔 부탁한다. “나라가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멋진 칼럼을 쓰게.” 항상 한계를 절감하는 게 기자라는 직업이다. 그러나 참군인을 친구로 둬 행복하다(152쪽 참군인 중).”
인재가 군에 간 이후 지은이 오풍연 기자는 지난해 9월 ‘남자의 속마음(21세기북스간)’을 펴냈다. 우리 군과 공군에 대한 따스한 애정 때문에 이계훈 공군참모총장으로부터 감사편지까지 받았다. 온상의 화초처럼 여겨졌던 아들 인재가 어느 순간 듬직하고 자랑스러운 대한의 군인 아들로 다가온다. 오 기자는 자식이 전역할 때까지 한 권 더 펴낼 계획이다. 당신의 삶은 행복합니까? 짤막 짤막한 감동과 희망, 행복의 바이러스가 200여 쪽에 걸쳐 삶의 자양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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