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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화산업 가운데 영화만큼 급성장한 것도 없을 게다. 2000년대 들어서다.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가 여럿 있다. 예전에는 미국 헐리웃 영화만 가능한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나라 감독이, 한국배우를 출연시켜 만든 영화가 그것을 달성했다. 비약적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영화산업 종사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1000만명 이라면 국민 5명 가운데 1명 꼴이다. 왠만한 성인의 경우 대부분 봤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그같은 영화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안봤다는 표현이 솔직할 듯 싶다. 영화에 관심이 없어서다. 주변에서 영화 얘기를 하면 딴청을 한다. 등장 배우의 연기력이나 줄거리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수모(?)를 당하면서도 영화관으로 발길이 돌려지지 않는다.
집 근처에 대형 영화관이 들어섰다. 스크린은 세계 최대규모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단다.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영화관을 찾았다. 워낙 영화를 안 봐서 그런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대사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마침 잘 알고 지내는 전직 장관님이 전화를 주셨다.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슬며시 영화관을 빠져 나와 20여분을 보냈다. 영화기피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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