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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활 만 24년째. 강산이 두 번 바뀌고도 몇 년이 흘렀다. 바삐 산 것은 틀림없다. 그런데 조금은 허탈하다.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사의 현장을 지켜봤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취재 노트만이 그것을 말해준다. 다행히 한 권도 버리지 않아 기록은 남아 있다. 두어 상자 분량이다.
이제 쉰을 넘겼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 완숙단계에 접어드는 인생의 황금기다. 그동안 베이비 붐 세대와 함께 동고동락해 왔다.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나는 누구인가.’ 진지하게 생각해본 이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럴 틈이 주어지지 않았다. 먹고 사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할까.
미래를 그려 본다. 뾰족한 길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보다 나아질 게 없을 듯하다. 여기서 주저 앉아야 하나. 다행히 2009년 에세이집 1권을 냈다. ‘남자의 속마음’, 나에게 작가로서의 비전과 가능성을 열어준 선물이다. 2권을 집필하면서 거듭 다짐을 한다. 제2의 인생은 작가다. 비록 무명이지만, 쉼없이 담금질을 하려 한다. 그것이 10년, 20년 후 나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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