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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밴데 초면이라 반말도 못하겄네유"

남자의 속마음 2011. 9. 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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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말은 참 정겹다.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배우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한글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사투리는 더욱 감칠맛이 난다. 좁은 땅덩어리 임에도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경상도 말, 전라도 말, 충청도 말, 제주도 말. 강원도 말은 서울 말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골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셔 고향엘 다녀왔다. 난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다녔다. 보령시 청라면은 여전히 마음의 고향이다. 대천역에 내려 택시를 탔다. “어서 오슈. 어디로 모실까유.” 기사분이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맞이한다. 기사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그 기사는 나의 초등학교 1년 후배였다. “저보다 형님이네유. 잘 다녀오슈”

문상을 마치고 택시를 불렀다. 또 다른 기사분도 초등학교 4년 선배였다. “청라는 떠나왔슈. 이제는 대천에서 살아유.” 같은 시골인데도 대부분 시내로 나온다. 농촌이 공동화되는 까닭이다. 몇 마디 나누니까 금세 가까워졌다. 택시 요금도 깎아줬다. “내가 선밴데 초면이라 반말도 못하겄네유.” 대천역에 다다르자 아쉬운듯 말을 던졌다. 두 동창의 사투리가 귓가를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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