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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 엄마
남자의 속마음
2011. 5. 3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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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언제 불러봐도 정겹고 따뜻하다. 누구에게나 푸근한 존재다. 자식을 사랑으로 감싸서 그럴 터다. 그들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던지는 희생의 대명사다. 어머니는 돌아가셔서도 마찬가지다. 일이 힘들 때 어머니를 생각하며 회상에 젖곤 한다. 그러면 없던 힘도 생기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한다. 우리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마력이라고 할까.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지인들과 점심을 하고 택시를 잡아 탔다. 40대 중반의 기사가 씩씩 거렸다. “이혼했는데 친권자가 누군지 나와 있지 않더라구요. 그런 일도 있나요.” 옆자리의 나에게 물어왔다. 법원,검찰을 9년 가까이 출입한 나를 알아보고 물어볼 리는 없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일 먼저 자녀 양육권을 심판해주는데요.” 내가 반문하면서 자초지종을 물어봤다.
그는 10년 전 얘기를 들려줬다. 아내가 두 아이를 남겨놓은 채 5억원 가까운 전 재산을 가지고 가출했다고 흥분했다. 그 이후 소식이 끊겨 이혼소송을 냈고, 지금까지 혼자 아이들을 키워 왔단다. 최근 아이들 앞으로 대출을 받으려다 친권자가 아닌 것을 알게됐다고 했다. 법원이 친권자를 명기하지 않았던 것. 몹쓸 엄마 때문에 또다른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래도 엄마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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