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새벽 조문
남자의 속마음
2011. 5. 16. 09:02
반응형
살아가면서 잊기 쉬운 게 예의다. 그것은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키지 못할 경우 찜찜하다. 특히 애경사는 간과하기 쉽다. 얼굴을 내밀지 않아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상가는 찾아가는 게 좋다. 고인에 대한 예의는 물론 상주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보통 사흘장을 치르므로 성의만 있으면 예의를 차릴 수 있다.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에 상을 당하면 난처한 경우가 많다. 우선 연락이 잘 안 된다. 그래서 나흘이나 닷새장을 치르기도 한다. 문상객을 맞이하기 위해 장례식을 늦추는 것도 모양새가 좋진 않다. 얼마 전 지인의 부음 연락을 받았다. 주말을 이용해 시골에 성묘하러 갔었다. 발인은 다음날 이었다. 조의금이라도 대신 전달하기 위해 각방으로 수소문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직접 영안실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차가 밀려 밤 늦게 서울 집에 도착했다. 그래서 발인을 하기 전 새벽에 찾아갔다. 다행히 상주에게 인사도 했다. 장례식을 마친 뒤 상주에게서 문자 메시지가 왔다. “그 새벽의 조문, 잊지 못합니다. 그게 오풍연이 사람 꼼짝 못하게 하는 인간미…. 고맙소.” 비록 잠은 조금 설쳤지만 마음이 홀가분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