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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친구의 전화

by 남자의 속마음 201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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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유일하다시피한 대학 친구가 있다. 암울했던 시절, 정말 친하게 지냈다. 우린 둘 다 지방 출신. 난 대전, 그 친구는 제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똑같이 재수를 해 동갑내기다. 키는 내가 180cm, 그 친구는 160cm 가량 됐다. 그래서 둘이 함께 다니면 다 알아볼 정도였다. 둘이 술도 정말 많이 마셨다. 한 자리에서 소주 10병은 거뜬히 비웠다. 술에 관한 일화도 많다.
난 대학 3년을 마치고 군에 가고, 그 친구는 계속 공부를 했다. 연락이 뜸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생활을 하다 보니까 자주 만나지 못했다. 친구는 박사 학위를 받고 고향 제주로 내려갔다. 더더욱 만남을 갖기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연락두절 상태로 지냈다. 무슨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내가 직장에 들어온 뒤 한 두 번밖에 만난 기억이 없다. 늘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회사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처음엔 제주 사투리로 말해 잘 알아들지 못했다. 그 친구였다. 다른 대학 동기에게서 내 소식을 듣고 전화를 해온 것. "캍럼니스트로 유명해졌다며" 첫 마디가 그랬다. 인터넷에서 내 이름을 검색해봤다고 했다. "무슨 소리" 뒤늦게나마 미안함을 전달했다. 친구로부터 전화번호를 받고 보니 이미 입력돼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연락을 할 수 있었는데 무심했던 셈이다. 앞으론 같은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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